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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립박물관도 없는 대구, 문화도시인가?(14.04.10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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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3-18 13:3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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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가는 과정에서 과거보다는 미래, 보존보다는 개발의 논리로 옛날의 모습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래된 역20140409_145454000.jpg사도시의 경우 유`무형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정신문화의 바탕 위에 오늘의 모습이 있다. 우리는 도시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며 그렇게 수집된 자료를 통해 우리 생활의 현재와 미래를 읽어야 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여 창조의 꽃을 피워야 하는 것이다.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이며,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이다. 변화하는 도시의 기억을 보존하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는 박물관을 세우는 일이다.

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그 지역의 특별한 정신이 담겨 있는 문화유산을 전시하여 문화유산의 계승 및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평생학습의 장으로 또한 평생교육기관으로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박물관은 자료의 수집, 보존, 연구, 전시라는 기본적 기능뿐만 아니라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문화산업의 근간, 관광자원의 역할까지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울을 비롯한 6대 광역시 가운데 시립박물관은 대구에만 유일하게 없다. 1994년에 개관한 국립박물관이 있으나 이곳은 대구만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전체적으로 전시하는 곳은 아니다.

과거에 달성공원 안에 대구시민의 긍지를 갖게 하는 대구시립박물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47년 5월에 일본인들로부터 헌납받은 각종 문화재 2천여 점을 관리하기 위해 개관하였으나 아쉽게도 관리부실과 운영능력 부재를 이유로 1957년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1997년 향토역사관에 이어 방짜유기박물관, 근대역사관이 차례로 개관되었으나, 규모가 작고 분산되어 있다. 특히 향토역사관의 경우 규모도 너무 작고 시설이 노후하여 시민의 자긍심과 정체성 함양에 어려움이 있고, 대구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는 데도 한계가 있고 부끄러운 실정이다. 또한 대구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소개하는 기획전시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자 하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국립대구박물관은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역사문화도시 대구의 품격과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시립박물관 건립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차기 대구시장이 의지만 있다면 장소는 어디든지 좋다. 경북도청 이전터나 경상감영 일원, 달성공원도 상관없다.

또한 지금 대구시 조직 안에는 박물관 업무를 다루는 곳이 없는 것도 문제다. 시장 취임 즉시 시립박물관 건립 추진단을 구성하여 실천함으로써 더 이상 문화역사도시 대구에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된다. 무한 경쟁시대에 가장 경쟁력을 갖는 것이 문화이고 문화산업이라면, 이 문화의 바탕은 바로 지역문화에서 찾아야 한다. 대구시립박물관 건립은 단순히 물건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구문화를 찾고 가꾸고 지키는 일이다. 앞으로 평생학습기관으로뿐만 아니라 전통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문화상품 등을 발굴하면 지역 문화산업의 원동력이 되기도 할 것이다.

또한 시대적 트랜드에 맞게 타지역과 차별화된 미래관 등을 설치하여 대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랜드마크로 활용하면 지역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현 정부의 문화융성 기조 및 비정상화의 정상화에도 부합 할 것이다. 그리고 기존 3개의 소규모 박물관을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박물관 문제를 비롯한 문화정책들은 경제가 어렵고 예산이 없어서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문화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교육이나 복지에 대한 투자이며 장래를 위한 초석이기 때문에 앞으로 대구를 이끌어가게 될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기대해 본다.

류형우 대구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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