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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행복한 대구 .10 <끝>] 전문가 좌담회(15.11.20 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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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3-18 14:1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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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역사 자원만으론 경쟁력 한계…차별화된 콘텐츠 발굴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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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영남일보 6층 회의실에서 박승희 영남대 교수, 류형우 대구예총 회장, 심재찬 대구문화재단 대표, 오동욱 대경연구원 박사(왼쪽부터)가 ‘문화도시 대구로의 발전’을 주제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대구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성장 동력 중 하나로 문화를 선택했다. 문화육성 정책강화는 이미 세계 주요 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제적인 추세다. 특히 문화는 경제·사회·산업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그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또한 문화는 도시 이미지는 물론 시민들의 행복지수와도 직결된다. 문화가 곧 도시의 경쟁력인 셈이다. 앞서 영남일보는 지역 문화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구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봤다. 시리즈의 대단원을 마무리하며, 지난 16일 지역 문화계 전문가를 초청해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에는 오동욱 대구경북연구원 박사, 박승희 영남대 국문과 교수, 류형우 대구예총 회장, 심재찬 대구문화재단 대표(무순)가 참여했다.


- ‘문화도시’에 대한 정의부터 내려본다면.

△오동욱 대경연 박사 = 문화도시는 시민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한 도시다. 단순히 외형적인 문화시설과 이벤트를 갖추는 것이 아니라, 문화가 시민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야 한다. 즉 문화가 도시의 이미지이자 경쟁력인 셈이다. 아울러 문화도시는 성숙한 시민 의식 속에서 꽃 필 수 있다. 문화의식이 높은 도시로 문화·예술계 인재가 유입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문화도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된다.

△심재찬 대구문화재단 대표 = 도시만의 고유한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현상이 창출되고, 발전과 성장을 지속하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핵심 기반에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민 참여형 문화활동, 창의인재 육성, 도시문화 네트워크 구축, 도시재생 및 유휴공간 활용 등의 사업이 뒷받침돼야 한다.

△류형우 대구예총 회장 = 지난해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문화도시의 개념에서 착안하면, 지역이 가진 문화자원을 창조적으로 활용해 발전을 이끌어가는 힘을 가진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박승희 영남대 교수 = 역사나 인물, 기반시설 등 고유한 지역의 문화자원이 실제로 지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생활문화가 중심에 있어야 한다. 문화도시는 시민의 생활 속 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스스로 문화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 대구가 지향해야 할 문화도시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심 대표 = 대구는 타 지역에 비해 문화적 자산이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일제 강점기 및 전후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문화예술인을 배출했고, 유용한 근대자원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또 이런 자원을 활용한 ‘근대로의 여행’ ‘김광석 거리’ 등 성공 사례도 나왔다. 하지만 자연생태자원이 빈약하고, 근대역사에 한정된 자원만으로는 문화도시로의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대구의 문화적 잠재력과 저력이 명확하게 표출되기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한 실험과 변화가 요구된다. 즉 발전과 성장을 위해 관행적인 행위에서 탈피한 시도가 있어야 한다. 때로는 실패를 거듭하는 시행착오도 필요하다.

△오 박사 = 무엇보다 시민이 이끌어내는 ‘내발(內發)적 문화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문화는 단순한 이벤트나 특정 주체의 일방적인 주도로는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 궁극적으로 시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문화생태계 운동을 통해 문화 소비력만이 아닌 생산력이 공존하는 소프트파워를 갖춰야 한다.

△박 교수 = 해외의 생활문화예술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영국의 자발적 예술(Voluntary Arts)은 이른바 영국 문화예술 근본 프레임을 바꾼 정책이다. 시민이 동호회·동아리 중심으로 문화에 직접 참여하고, 이를 공동체로 확산시켜 실현해 나가는 것이다. 복지·레저 등 일상생활 속에서 복합문화예술을 구현함으로써 예술활동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또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시설 활용방안 등을 모색해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마추어 예술 동호회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다.



- 문화도시 대구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과제가 있다면.

△류 회장 = 대구시가 2005년 문화발전 중장기 계획을 세운 이후 아무런 검토나 평가 없이 10여년이 흘렀다. 이제는 분명한 목표와 방향을 갖고 문화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그려야 할 때다. 우선 인적 인프라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좋은 기획자가 있어야 시민 문화 생산력도 뒤따른다. 이를 위해 공연 아카데미나 공연예술종합학교를 설립해 보다 전문적인 예술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또 아카이브(정보 저장·보관소) 형식의 콘텐츠팩토리나 공연 제작 지원센터를 만드는 것이 대구 문화산업의 생산적 기반을 구축하고, 나아가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공연장이나 예술인이 많다고 문화예술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술을 향유하고 즐기는 시민이 많아야 진정한 문화예술도시다. 이를 위해 예술소비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가야 한다. 시민이 예술을 소비할 때 예술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결국 시민 삶의 질과 품격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로 나아갈 수 있다.

△심 대표 = 그동안 대구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공연문화도시를 정책적으로 추진해왔다. 더불어 질적·양적으로 풍부한 공연 공급 인프라와 수준 높은 시민 문화의식을 보유하고 있다. 또 △2010년 대구공연문화도시 조성 종합계획 수립 △2012년 판타지 공연 클러스터 조성사업 △2013년 동아시아공연문화도시 대구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다만 지금은 공연이 단순히 나열되고 있는 느낌이다. 영향력과 활동력이 좀 더 보강돼야 한다고 본다. 구축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소프트파워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정책적 역량의 집결과 사업 주체간 상호 실질적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공연의 생산과 소비, 확대와 재생산이 선순환할 수 있는 거시적 안목의 정책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

△박 교수 = 지역에서 문화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는 근본적인 핵심 기제는 예술인 스스로의 욕구에 달려 있다. 지역에서 문화를 하고 싶다는 자기 욕망이 일어나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안에서 문화를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소모적인 전략에 그칠 수밖에 없다. 청년 문화예술 콘텐츠 생산 기지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오 박사 = 지금까지는 대구가 하드웨어적인 문화인프라 구축에 치중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내실화에 초점을 두고 타 시·도와의 소프트웨어 차별화를 꾀해야 할 때다. 문화는 시민 삶의 질과 지역 정체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 논리에 의해 탄력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경제도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중요 요소다. 다만 경제는 문화를 지탱하는 몸통이고, 문화는 그 경제를 이끌어가는 정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경제와 문화는 선후관계나 대립요소가 아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문화의 중요성에 대한 시민 인식과 공감대를 확산해나갈 필요가 있다.

정리=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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